공동창업자와 헤어지는 회사들의 공통 패턴 — 지분, 역할, 계약까지

스타트업 씬에서 가장 조용히 묻히는 이야기가 있다. 공동창업자와 헤어진 이야기다. 외부에는 "사정이 있어서 한 분이 나가셨어요"라고 하지만, 안에서는 지분 다툼, 방향성 충돌, 감정적 상처가 쌓인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공동창업자와 갈라서는 회사들의 공통 패턴을 정리했다. 창업을 준비하거나 공동창업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창업 초기 팀 구성의 중요성은 위임과 시스템 경영에서도 다루고 있다.

공동창업자 갈등이 흔한 이유

창업 초기에는 열정이 모든 걸 덮는다. 비전도 맞고, 서로를 믿고, 힘든 것도 함께 이겨낼 것 같다. 그런데 회사가 조금씩 성장하면서, 혹은 위기가 찾아오면서 그 아래 묻혀 있던 것들이 올라온다. 애초에 정해두지 않았던 것들, 말하기 불편해서 넘어갔던 것들이 결국 폭발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통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실패 원인의 약 65%가 공동창업자 간 갈등과 관련이 있다. 아이디어가 나빠서, 시장이 없어서 실패하는 게 아니라 사람 문제로 무너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헤어지는 회사들의 공통 패턴 5가지

① 처음부터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우리 사이에 그런 게 어디 있어"라는 말이 나중에 독이 된다. 누가 최종 결정을 하는지, 각자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를 초반에 명확히 해두지 않으면, 작은 의사결정마다 갈등이 생긴다. 특히 대표이사를 한 명으로 할지 공동대표로 할지는 꼭 초기에 정해야 한다. 공동대표는 책임이 나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이 느려지고 외부에서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

② 지분을 감정으로 나눴다

"우리 셋이니까 33.3%씩"은 공평해 보이지만, 실제 기여도나 역할이 다르면 나중에 불만이 쌓인다. 또 지분을 처음부터 한꺼번에 다 주는 것도 문제다. 베스팅(Vesting) 조항 없이 창업자가 1년 만에 이탈하면, 회사 지분의 33%를 들고 나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후속 투자 유치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③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빨리 엑싯하고 싶다"는 창업자와 "10년을 보고 천천히 키우고 싶다"는 창업자가 함께 가다 보면 결국 부딪힌다. 창업 초기에 같아 보였던 비전이 사실은 달랐던 것이다. 투자를 받을지 말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지, 직원을 몇 명까지 뽑을지 등 핵심 의사결정마다 충돌이 생긴다.

④ 어려울 때 온도 차이가 드러났다

잘될 때는 누구나 좋은 관계다. 진짜 갈등은 위기 때 나온다. 매출이 줄고, 자금이 떨어질 때 한 사람은 "더 버티자", 다른 사람은 "이제 그만하자"고 한다. 위기 대응 방식이 다르면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가 무너지면 관계가 끝난다.

⑤ 불편한 대화를 계속 미뤘다

사이 좋을 때 어려운 얘기를 꺼내기 싫은 건 당연하다. 그래서 "나중에 얘기하자"를 반복하다 보면, 정작 얘기해야 할 때는 이미 감정이 상해 있다. 공동창업자 사이에서 불편한 주제를 정기적으로 꺼내는 게 오히려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다.

동업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 조항

계약서는 서로를 불신해서 쓰는 게 아니다. 신뢰를 지키기 위해 쓰는 것이다. 사이가 좋을 때 써야 사이가 나빠져도 덜 다친다. 아래 항목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 역할과 권한 범위: 각자가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구분한다
  • 베스팅 조항: 보통 4년 베스팅, 1년 클리프로 설정한다. 1년 안에 나가면 지분이 없다는 뜻이다
  • 이탈 시 지분 처리: 퇴사한 창업자의 지분을 회사나 나머지 창업자가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을 넣는다
  •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나간 후 동종 업계에서 일정 기간 경쟁을 금지한다
  • 의사결정 방식: 교착 상태(deadlock) 발생 시 처리 방법을 미리 정해둔다
  • 엑싯 조건: 회사를 팔거나 접을 때 기준과 절차를 명시한다

헤어지기 전에 해야 할 것들

  • 동업계약서 — 역할, 권한, 지분, 이탈 시 처리 방법을 문서로 남긴다
  • 베스팅 조항 — 일정 기간 근무해야 지분이 확정되는 구조를 만든다
  • 정기적인 창업자 미팅 — 사업 외에 서로의 기대치와 불만을 나누는 시간을 만든다
  • 엑싯 시나리오 합의 — 언제, 어떤 조건에서 회사를 팔거나 접을지 미리 이야기해둔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지분을 나눴는데 베스팅을 나중에 추가할 수 있나요?

가능하다. 창업자 전원이 동의하면 주주간계약(SHA)을 통해 나중에 베스팅 조항을 추가할 수 있다. 투자자가 들어오기 전에 처리하는 게 훨씬 수월하다.

Q. 공동창업자가 갑자기 나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법률 전문가와 상담이다. 동업계약서나 주주간계약이 있다면 그 조항에 따라 처리하면 되고, 없다면 협상을 통해 지분 정리 방법을 합의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Q. 공동창업자 없이 혼자 창업하는 게 낫지 않나요?

꼭 그렇지는 않다. 좋은 공동창업자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보다 혼자가 나은 건 사실이다. 빠른 창업보다 맞는 사람을 찾는 시간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작은 회사 조직 정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공동창업자와의 관계는 비즈니스 파트너십이다. 좋은 관계일수록 더 명확한 계약이 필요하다. 사이가 좋을 때 써야 사이가 나빠져도 덜 다친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장사 잘될 때가 가장 위험하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독이 되는 5가지 이유

세무사가 알려주지 않는 현금흐름의 비밀, 사장님 통장이 항상 불안한 이유

장사는 잘되는데 왜 망할까? 흑자도산의 원인과 예방법